산의모든것

황금능선~내원사능선

박상규 2009. 9. 2. 00:36
 
 
 

1099m봉에서 본 황금능선 상층부

 

황금능선-내원사능선

1:25,000지형도= 사리

2009년 8월 22일 토요일  구름조금(16.4~33.1도)   평균습도62%   평균풍속1.6m/s   일조시간11.9hr   일출몰05:52~19:08

코스: 순두류11:00<2.0km>느진목재13:00<1.5km>1099m봉14:00<3.0km>▲725.4m봉17:00<2.0km>내원사18:00  [도상8.5km/ 7시간 소요]

 

지형도

 

개요: 지리산 천왕봉 동쪽  써리봉(1642m)에서 남쪽으로 내리뻗은 장장 20km의 황금능선상 국수봉(1037.5m) 북쪽 0.7km거리엔, 이름도 없는 걸출한 조망바위(1099m봉)하나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처럼 1099m봉에선 천왕봉을 비롯한 동남부지리산 남쪽 사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장당골을 비롯한 내원골 지곡 지능 워낙 다양해서 언제 저길 다 가보나.. 절망으로 와 닿는다. 1099m봉 동남쪽엔 내원사능선으로 알려진 지능선 한자락 5km 거리로 뻗어내려 장당골과 내원골과의 합수지점에서 여맥을 다한다.

 

 

합수지점에 위치한 내원사는 신라 무열왕 때부터 있어왔던 해인사 말사로 500여년 전에 원인모를 화재로 전소 됐다가 1959년에 중건하여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그러나 산악인들은 길이만도 10.5km가 넘는 장당골과 내원사능선을 더 가고 싶어하지만 아쉽게도 비탐방지역으로 묶여있다. 장당골은 초반부의 진부함과 후반부의 산죽정글로 해서 커다란 인기를 끌지 못하지만 능선상의 크고 작은 무연고 무덤이라든가 폐 헬기장만으로도, 한국내전 당시 피아간의 처절했던 전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지역이다.

 

 

장당골 건너 치밭목능선과 내원골 건너 구곡산능선 바라보기 좋은 내원사능선, 들머리와 날머리를 어디로 선택하던 간에 이번 코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산죽정글을 헤쳐 나가야만 한다. 악천후일 경우 자칫하면 미로찾기 하다가 지치기 십상인 이번 산길 분수령은 황금능선이 차지하고 있다. 그 능선 동쪽으로 흘러내린 빗물은 내원천으로 그리고 서쪽으로 흘러간 계곡수는 시천천으로 나뉘지만, 얼마 못 가 덕산에서 만나 덕천강이란 이름으로 낙동강 본류와 만날 때까지 운명을 함께한다.

 

내원계곡

 

가는길: 내원사를 깃점으로 하면 체력에 따른 하산코스 다양해서 좋다. 이 경우 내원사 화장실 뒷편으로 곧장 치오르면 등산로는 날등따라 가느다랗게 이어진다. 띄엄띄엄 나타나는 봉분없는 무덤 네 군데 지나 [산청445-1983재설] 박힌 725.4m봉에서 숨고르기 한 번 하고 황금능선상 1099m봉에 당도하면, 써리봉으로 올라 천왕봉으로 향하던가 치밭목으로 갈 수도 있고, 헬기장 지나친 물가름이재에서 장당골이나 순두류로 내려갈 수 있다. 국수봉 방면으로 내려가면 구곡산까지도 넘볼 수 있지만, 체력 딸린다면 내원재에서 내원골이나 중산리 주차장으로 내려가면 된다.

 

 

중산리주차장에서 오른쪽 다리 건너 내원골로 올라가면 간단하긴 한데... 그럴 경우엔 국수봉 삼각점 확인하고 내려온 안부 오름길에서 등로만 따르다간 십중팔구 1099m봉 놓치기 십상인 것이, 1099m봉은 기존등로에서 살짝 비껴난 날등상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들머리에 전에는 리번 더러 있었지만 지금은 공단에서 다 떼어 버렸다. 그리고 1099m봉 암봉에 올라갔다 손 치더라도 내원사능선 초입 또한 산죽 속으로 숨어있어 지나치기 다반사다. 1099m봉에서1.5km 내려간 943m봉에 당도하여 십분 쯤 내려간 산죽지대에선 특별히 신경써서, 동남쪽으로 진행해야 안전하다.

 

 

순두류까지 올라가는 법계사 미니버스 이용하면(천원) 한결 수월하다. 중봉골과 써레봉골 합수지점에 위치한 [지리산신제단]에서 써레봉골로 방향잡아 물가름이재로 올라선 황금능선, 헬기장 지나쳐 1183m봉 넘어가면 완경사 한참을 이어간다. 국수봉 바라보기 하면서 하산길로 접어들기 직전, 왼쪽 산길 들머리 유심히 살피노라면 1099m봉 샛길 발견 가능하다. 황금능선 전구간이 키를 넘기는 산죽정글로 조망 어렵긴 해도 날등길만 고집해도 1099m봉은 가능하다. 1099m봉 조망바위에서 내려가면 내원사능선길은 발견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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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치산.. 삶의 흔적

 

황금능선상의 헬기장

 

1099m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1099m봉에서 바라본 국수봉

 

1099m봉에서 바라본 중산리와 순두류

 

1099m봉에서 바라본 구곡산능선

 

1099m봉에서 바라본 내원사능선

 

1099m봉에서 바라본 장당골방면 지능선들

 

내원사능선 속살보기

 

현위치확인- 725.4m봉

 

흔적으로 남은 빨치산 장교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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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땡비한테 봉침 맞아가면서 제단 당도해선 경건한 마음으로 안전산행 기원했다. 바로 조 위에 빨치산 비트 있다고 하자 일행들 함 가 보자는데야.. 그러나 계곡 옆으로 잘 나 있었던 등로는 산죽 정글 속으로 묻혀 진행 불가능이다. 그러고 보니 계곡 건너로 샛길 하나 생겼지만 오늘 목표는 내원사능선이다. 물가름이재 올라 중식들고 치내리는 황금능선, 하절기라 그런지 이 삼 년 새 산길 더 묵었다. 어렵사리 1099m봉에 올라보니 감개무량이다. 지금 저 천왕봉 아래 한 팀은 한창 올라가는 중이고 한팀은 천왕봉 직전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천왕봉을 바라보고 있다.

 

 

몇 번이고 왔었던 내원사능선길도 위에서 내려가긴 이번이 처음이다. 그 모두가 생경하기만 하다가.. 943m봉 아래론 산죽정글 날등은 어렵다. 그래 살짜기 돌아간다는 것이.. 한 반시간 쯤은 알바다. 멧돼지 순산덤불 조심해가면서 갔던길 되짚어 정상궤도 접어드는덴 성공했지만 체력저하 서서히 과부하 걸려온다. 이제 제 길로 들었으니 선두자린 내 줘도 된다. 뒤처져 처음으로 접하는 정금나무 열매를 맛보다가 일행들 놓쳤다. 725.4m봉에서 삼각점 확인하고 내려선 빨치산 장교무덤도 전과는 사뭇 다르다. 없던 나무 솟았고 구곡산은 꼭대기만 보인다.

 

 

678m봉을 앞두고 바깥내원골로 내려가 계곡수에 몸 씻고 검불더미 빠져나오는데 동네 할멈 고래 고함 지른다. 우린 보도 못한 차밭 ..어쩌구 하면서.. 미안하다고 했지만 더욱 가관이다. 종종걸음으로 내달아 내원사 당도해선 차량 불러 올리곤 느긋하게 기다린다. 그때서야 일행 한 분, 산죽정글에 빠뜨린 카메랄 찾는다. 얼마 전에 새로 구입한 캐논, 아깝지만 거길 다시 갈 순 없다. 나도 뭔가 허전하다. ...많은 걸 잃어 버린 성 싶다. 잃어버린 세월.. 그 속엔 나의 청춘도 희망도 용기도, 열정마저도.. 그러고보니 카메라보다 더 많은 걸 나는, 저 지리산 속에 두고 왔다.

 

자주꿩의다리

 

마타리

 

정금나무 열매

 

여우팥

 

지면패랭이

 

누린내풀

 

옥잠화

 

꽃범의꼬리

 

풍접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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